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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_complexity
    JAY 2022. 3. 23. 08:43

     

    생각이 많아지면 몸을 더 혹사시켰던 것 같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
    바뀌지 않는 상황.
    소통의 부재.
    노력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어린 내가 할 수 있었던 방법은 운동이었던 것 같다.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운동에 몰입을 하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잊을 수 있어서 좋았기 때문이다.
    어떤 노력의 결과가 문제 해결까지 도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대부분 직접적인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너는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아.'
    어려서부터 나는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다. 특히 어른들로부터...
    실제로 그렇긴 했다.
    혼자서 책을 보거나 상상의 글을 써보거나 운동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러나,
    나는 단순한 것을 더 좋아한다.
    그 이면에 무엇을 감추고 아닌 척하는 걸 체질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면, 내 특유의 민감함이 그런걸 너무도 잘 알아채기 때문이다.
    원래 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잘 믿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관계에 있어서 진실함을 발견하지 못하면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포기하게 된다.
    그러면 '포기'라는 한 방향의 선이 그어지고, 골처럼 깊이 파여서 좀처럼 그 길을 나오지 않는다.
    그때부터는 두 가지의 길 밖에 없다. 피하거나 피할 수 없다면 나도 가면을 쓰고 대하거나.
    포기는 곧 체념이고, 상대에 대한 완고한 내 태도가 된다.

    나에게 있어 체념은 생각하기다.
    더이상 아무런 기대도 희망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
    그 복잡한 생각들이 단단한 방어막이 될 수 있도록 몸을 혹사시키면 한 겹 더 두터워진 굳은살이 되어 나를 단단하게 해 줄 거라고 믿는 사람처럼 군다.

    혼자 하기는 양면성이 있어서 치명적이다.
    생각이 더 많아지거나
    몸을 더 혹사시키거나
    OR 이 아니라 AND라서 더 혹독한 늪.

    어쩌면,
    영원히 단순해지기는 글러먹은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이렇게 익숙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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