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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_맑고 향기롭게
    JAY 2022. 3. 24. 20:09

     

    누구에게나 맑고 향기로운 추억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언제부터였을까..

     

    이런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이.

     

    나는 어려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린이에게 늙어가는 것은 되고 싶은 무엇이었겠지만,

     

    되고 싶은 그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그랬더라도..

    나는 그 생각을 굳히지 않았을 것 같다. 

    이십 대가 되어서도 늙어감이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이십 대 때에도 나는 그랬다.

     

    이른 아침에 탔던 버스에서 졸다가 종점에서 내렸던 이름 모를 동네의 한가로운 풍경이 가끔씩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 들었던 음악. 

    한가로운 아침의 풍경.

    적당한 봄기운.

     

    탁해진 내 자신을 마주할 때 신기루처럼 교차하는 그 한가로움이 사무치게 그립다.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그런 곳이 나에게 의미가 되어 각인된 것을 보면,

    아무리 아름다운 휴양지를 거닐어도 순수한 시선을 잃어버리면,

    나를 둘러싼 그 모든 것이 한낱 지나간 어제와 같을 뿐이란 사실.

     

    그 향기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참 오랫동안.

    나는 그대로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여전히 호기심 많고, 

    새로움에 대한 동경이 있고,

    사람이 좋고,

    여전히,

    세상이 아름답다.

     

    PASSION.

     

    나를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터진 쌀자루 마냥 제어가 안된다.  

     

    그러나,

     

    이젠, 되어야만 하는 사람으로 되어야 할 사람을 위해

    그렇게 되어가는 중이다. 

     

    되어야 할 사람은,

    되고 싶은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 향기를 잘 간직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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