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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초딩 저학년 때 마주했던 거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존재에 대한 생각을 처음 했었다.
너는 어디서 왔니?
그때 나 자신을 바라보며 느꼈던 그 감정은 참 오랫동안 지워지지가 않는다.
세상의 끝이 어딘지 궁금했다. 그래서 잘 읽히지도 않았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참 오랜 시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세상은 누가 만들었는지. 인간의 유한한 지식의 끝에서 바라본 우주의 끝은 그저 미지의 그 어딘가였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우주에 관한 책들을 뒤적일 때가 있다. 빅뱅이론이 맞다면, 결국에 그 끝은 다시 한 점으로 모이는 태초로 돌아간다.
모든 인생이 그렇듯 그 끝은 죽음이다. 그 죽음 이후의 삶이란 것이 있을까? 이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끝없이 팽창하는 우주와 같이 사람도 그렇게 어디선가 나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지만, 그 멀어져 간 사람들도 어느 순간에 다다르면 한 곳에 모여 마주 할 수 있게 될까?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하면,
우주 안의 모든 물질들은 형태가 변할 뿐 결코 사라져서는 안 된다.
자연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자연으로 그렇게 돌고 도는 자연 현상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있어서 좋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지만,
우리 모두는 우주의 어느 한 점의 별과 같이 세상을 밝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믿는다.
형태는 변할지라도 성질은 변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그대도 나도 우리도.
언젠가 어느 한 점에서 마주할 때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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