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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happens in the kitchen.
Life happens in the kitchen.
모든 일은 부엌에서 일어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이게 다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런데 나는 이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원초적이고 동물 같아서다. 인생이 밑바닥에 머물러 있을 때 어떤 목적만 남는지 보여주는 너무 적나라한 표현 같아서 싫은지도 모르겠다.
부엌이라는 공간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곳이다.
허기짐과 포만감.
깨끗함과 더러움.
즐거움과 귀찮음.
고독과 설렘.
늘 치열하게 뭔가를 하지만 안정감이 머물러 있는 그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것이 행복인가..싶은 곳.
그곳에서는 매일 무언가가 벌어지지만 그 마지막 모습은 늘 한결같아서 좋다. 그러나 누군가 그곳을 관리하지 않으면 금방 아수라장이 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 부엌과 같은 신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틈나는 대로 그곳을 살피게 된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 두면 어떻게 더럽혀질지 모르는 게 우리 인생이다. 아무리 열심히 관리해도 며칠만 방치하면 날파리가 날아다니며 더러운 티가 나지만, 그렇게 열심히 노력한 티는 잘 나지 않는 게 우리의 삶인지라 누가 조금만 뭐라 해도 도끼눈을 뜨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내가 마음먹은 대로 요리할 수 있어서 좋다. 내 인생의 요리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 누가 뭐라 하든...
매일 집안 가득 커피 향이 머물 수 있는 작은 여유를 갖는다면, 우리 인생이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사는 동물이 아닌 보다 가치 있는 뭔가를 위해 사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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