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은 자존감이다. 꾸준함이 뜬금없이 자존감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질문할 수도 있겠다. 먼저 자존감에 대해 얘기해 볼 필요가 있다.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스스로를 존중한다는 것은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하늘을 나는 새가 물속의 물고기를 부러워하여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누워 나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개성을 갖고 태어났고, 저마다 다른 환경에서 하나의 고유한 인격체로 성장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타인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길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전혀 타인을 부러워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억지로 통제할 필요가 없다. 가령, '너는 참 공부를 잘해서 좋겠다.'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도 너처럼 공부를 잘하면 좋겠다. 그러니 네가 나를 좀 도와줄 수 있겠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너는 공부를 잘해서 참 좋겠다. 그런 네가 내 친구여서 좋다.' '그런데, 나는 음악을 좋아하고 잘하니까 좋은 뮤지션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타인과 비교하며 시기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이 있을 때 나오는 행동이다. 이와 더불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을 무시하거나 내가 최고라는 생각에 빠지지 않는 반면에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내가 최고라는 자아도취에 빠진 나머지 타인을 무시하거나 낮게 내려다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자존심은 자존감과 한 끗 차이로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상당한 의미 차이가 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경쟁심이 강해서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태도를 취한다. 그래서 내가 이길 수 없다면 애써 무시하거나 시기, 질투를 많이 한다. 그러므로 주변인이 나에게 대하는 태도만 보더라도 그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지 자존심이 강한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어떻게 그런 자아를 형성한 것일까? 대개 사람은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무한한 기대와 사랑속에서 성장한다. 사실 별것도 아닌데 부모님은 눈물로 기뻐하며 좋아하는 경험을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아기 때는 몸을 뒤집기만 해도 물개 박수로 화답하며, 걷기라도 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좋아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가 좋아할 만한 일들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사회성도 점점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이 모두 우리 부모님과 같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작은 일에도 기쁨이 됐던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이제는 주변의 판단과 평가 속에서 기쁨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럴 때 잘 성장한 사람들은 내가 다른 사람의 기쁨을 얻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체로서 나의 걸음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내 부모와 같이 타인도 나를 인정해주고 기뻐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고, 자존감은 점차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더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있고, 내가 받아야 할 사랑과 인정이 타인에게 돌아가면 시기와 질투심이 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은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사회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었고, 다양한 경험과 환경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대로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일치하는 표준을 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희망이 없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자존심만 강한 사람에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을까?
그 핵심이 바로 꾸준함이다. 꾸준하게 작은 일부터 시작한다면, 잃어버린 내 자존감의 본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무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습관적으로 그것을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습관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내가 된다. 사랑한다고 말을 하면서 코빼기도 안 비친다면, 그게 사랑일까?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이 하루 종일 게임만 하고 있다면 그게 공부를 하겠다는 사람의 태도는 아닐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내가 하는 습관이나 행동은 바로 내 자신이 된다. 그것은 내 정체성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내 자존감과 직결되는 일이 된다. 그러나 꾸준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도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다. 마지못해 하는 일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므로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습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가령, 자고 일어나면 침대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사소한 것부터 좋은 습관을 만들면 그것이 나중에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보다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고, 주변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것은 곧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걸음걸이로 내 길을 간다는 것은 더 이상 남의 기쁨을 위해서 살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꾸준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곧 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다. 사소한 습관을 만드는 것 거기서 부터 시작하면 된다.